제목이 좀 치욕스럽지만,,,
나는 작년 여름에 치질 (정확하게는 치핵) 수술을 했다.
쓰려고 쓰려고 고민을 많이 하면서 1년이 지나버렸다.
더 지나기 전에 써 보는 그 이틀간의 tmi.
이런 사진을 처음 찍어봤다. 나는 생전 입원을 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것도 내가 자원해서 들어간 것이기 때문에,,, ㅋㅋㅋ 한 번 찍어보고 싶었다.
때는 작년인 2019년 5월로 거슬러올라간다.
이 당시 나는 밴쿠버에 있었고, 내 인생을 바꿀 아주 큰 사건으로 인하여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있던 때였다.
일을 다녔지만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어 뜬 눈으로 밤을 지새곤 했었고
내 몸도 스트레스를 받다 받다 분출을 해야겠다 생각을 했는지, 돈고가 붓기 시작했다.. 상당히 괴로웠다.
그렇게 두 달을 버티고 휴가를 받아 7월, 한국에 들어왔다. 그리고 정확히 2주 후 대장항문전문병원이라는
서울송도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입원을 했다.
나는 치핵 2기와 3기 사이였다.
2기와 3기의 차이는 치핵이 나왔다 들어가냐 아니냐로 구분하는데
나는 붓기가 심했고 해서 수술하는 것이 나을 거라 하셨다.
수술 자체는 힘들지 않았다. 준비물만 잘 챙겨가면 됐다. 준비물을 챙겨가지 못해도 1층 매점에서 구입도 가능하다.
나는 경험자 C양의 조언대로 인터넷에서 저렴한 좌욕대야를 주문해서 가져갔다.
식이섬유와 거즈, 반창고는 나 땜에 덩달한 고생한 ㅠ 엄마와 둘째가 챙겨주었다.
다른 것보다 가장 힘들었던 건, 하반신 마취를 위해 척추주사를 놓아야 했는데,
새우처럼 등을 동그랗게 말아서 척추 마디 사이가 충분히 벌어져야 척추 사이에 주사를 놓을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이 때 디스크에 준하는 일자목이었기 때문에 ㅠㅠ 허리와 등, 목이 뻣뻣해서 주사를 맞는데 좀 오래 걸렸다.
tmi와 스몰토크를 좋아하는 나는,, 괜한 쓸데없는 질문 '주사 많이 아프나요?' 따위를 물었고
선생님은 머리카락 정도밖에 안되는 작은 주사바늘이기 때문에 아프지 않다고 대답하셨다.
그리고,, 이 주사는 내시경 호스보다 더 큰 느낌으로 ........ (이하 생략)
(tmi : 나는 옛날에 수면마취 없이 내시경을 받은 적이 있다)
수술 전엔 헤드폰을 쓰고 들을 노래를 몇가지 중 고르게 해 주신다.
기억나는 건 CCM, 클래식, 대중가요, 팝 등이었는데 나는 대중가요를 들었고
정신없는 와중에 엑소의 러브샷이 나와서 어 엑소다 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수술은 막 엄청 오래 걸리는 느낌은 아니고 노래를 몇 곡 듣고 나면 끝난다.
내핵과 외핵 5개 이상을 제거했다고ㅜㅜ (tmi : 수술 중간에 타는 냄새가 난다)
그 후에 진짜 거짓말처럼 다리가 하나도 안 움직여서 그 느낌이 너무 생소했고
수술침대에서 병실로 올라가기 위해 간이침대를 바로 옆에 대 주시는데 내 의지로 굴러갈 수가 없어서
이 와중에 그게 너무 웃겨서 ㅋㅋㅋㅋㅋ 막 깔깔거리면서 웃었다.
나 옮겨주시는 분이 그런 날 보면서 어휴 멀쩡하시네 ㅋㅋㅋ (절레절레) 이러심,,,
엄마도 막 웃는 날 보더니 약간 어이없어하심,,,
어쨌든 이 날 오랜만에 우리가족이 그 좁은 침대로 다 모였다.
2편에서 계속.....
2020/08/26 - [Every Tuesday] - 그 후 1년 시리즈 01. 치질수술, 그 후 1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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