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ada/Manitoba

눈 덮인 톰슨, 세팅 레이크에서 스키두 (Ski-doo) 타기

HANIM 2017. 1. 27. 10:59



매니토바, 특히 매니토바 북부 지역 (Northern Manitoba)는 겨울이 길고도 추운데다 눈도 아주 많이 내린다. 그래서 겨울철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눈이 오고 좀 쌓이면 톰슨과 와보우덴 (Wabowden), 페인트 레이크 (Paint Lake)와 세팅 레이크 (Setting Lake) 주변을 도는 스키두 (Ski-doo, 설상 오토바이)) 무리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심지어 개썰매도 있다!! 우리 보스 스티브도 마찬가지! 스티브도 겨울을 사랑한다고 항상 이야기한다.



오늘 온도는 영하 10도. 이 정도면 여기에서는 겨울 아니고 여름이라고 ㅋㅋㅋ 이야기 한다. 지난주는 0도, 심지어 영상으로 올라가서 눈이 녹았는데, 다행히 어제부터 눈이 오고 조금씩 추워지기 시작했다. 뭐 이제 눈이 오는 것 쯤이야 해가 뜨고 별이 빛나는 것과 같은 느낌.

오늘 아침 (정확히는 오후) 에 오픈하려고 출근했더니, 스티브가 뜬금없이 오늘 스키두 타러 가지 않겠냐고 물어봤다. 스티브는 톰슨에서 스키두 렌탈도 같이 겸하고 있고, 스키두 동호회에도 참가하고 있다. 요즘 눈이 많이 와서 스키두 도로를 정비하느라 아주 바쁘다고 한다. 눈이 많이 쌓여서 구부러진 나뭇가지나 길을 방해하는 나무들을 잘라서 길을 트고 있다고. 그런데 동호회 사람들은 탈 줄만 알지 정비는 자기랑 또 한 사람만 한다고 제법 투덜거리기도 했다.



짜잔! 요게 스티브의 스키두. 나도 같이 타고 싶었는데 ㅠㅠ 할 일이 남아 있어서 못 갔다. 그래도 겨울은 길고 기니까 다음에 같이 가는 걸로!



옆에 나 있는 무수한 스키두의 흔적들 ㅋㅋ 사사큐 (Sasagiu) 뒷편엔 캠프사이트들이 있는데 거기로도 스키두가 다닌다.

오늘은 날씨도 좋고 제법 날씨도 추워서 스키두 타러 나가기 딱 좋은 날씨였다.



날이 너무 따뜻해서 얼다 녹다 하는 고드름들...

실제로 보면 내 머리를 찌를 것 같아 조금 공포스럽다. 그리고 새벽에 자꾸 얼어서 떨어지는건지 뭔지 큰 것들이 떨어지는 소리가 자꾸 나서 무섭다. ㅠㅠ

나의 불면증을 불러 일으키는 것들... 차라리 더 추워지는 게 나을거 같기두 하고...

그래도 영하 10도 정도 되는 날씨이지만 한국처럼 그리 추운 느낌은 아니다. 한국보다 건조해서 그리 춥게 느껴지지 않고, 오래는 못 있겠지만 티 한 장 입고도 밖에서 돌아다니기도 한다.



겨울남자 우리 보스 스티브 ㅋㅋㅋ 마치 스키두와 혼연일체인 듯한 저 편안함. 

스키두는 앞엔 스키를 달고, 뒤에는 체인? 궤도를 달아서 얼음 위나 눈 위에서 잘 달릴 수 있게 해 준다. 속도도 제법 난다. 나도 잠깐 시간 내서 휙 한 바퀴 돌고 왔다.



매니토바 고속도로는 평소엔 이런 들판, 나무들이 가득하다. 계속 똑같은 풍경들이라 좀 심심하게 느껴졌는데, 눈이 쌓이면 아주 좋은 스키두 길이 된다.  



요렇게!! 흰 눈과 스키두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어



아마 우리 눈에는 안 보이지만 스티브에게는 눈 길이 보이나보다. 겨울마다 이 길을 왔다갔다 하면서 직접 길을 만들고 다듬으니.

새삼 대단하다.



멋있는 겨울 풍경.



숲길을 죽 따라 가다보면 세팅 레이크를 만날 수 있다. 여기는 스티브의 캐빈 앞 쪽 호수인데, 호수가 꽁꽁 얼어서 스키두를 타기 아주아주 좋다.



호수 위를 달리는 스티브! 터프하고 야성적인 남성의 향기는 무슨. 그냥 재미있어 보인다.

어쨌든 언 호수 위를 막 달릴 수 있다니 뭔가 낭만적이었다. 집 앞에서 여름엔 씨두 (Sea-do), 보트 타고 낚시도 했다가 겨울엔 스키두 타고.

인터넷이 잘 안들어오고 심심하고 어디 가려면 몇 시간씩 운전해야 하는 것 빼고 유유자적하게 놀고 쉬기에는 이 곳이 딱인 것 같다.



스키두 타는 모습을 찍어주고 있는 스티브! 호수에 눈이 많이 쌓여 달리기가 아주 좋다고 한다.

심지어 아무도 안 밟은 깨끗한 도화지 같은, 그리고 아주 곱고 폭신폭신한 설질...! 스키장은 왜 문을 열지 않니? ㅠ.ㅠ



톰슨에는 스키두를 즐기는 사람이 제법 있어 렌탈도 어디에서나 (스티브가 직접) 할 수 있고, (스티브가 직접 만든) 트랙도 잘 되어 있다. 겨울과 겨울 액티비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톰슨에서 겨울을 아주 잘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혹시 스키두 렌탈이 궁금한 분들은 > http://www.sasagiurapids.com/rentals 여기에서 더욱 자세하게 알아볼 수 있다.


반응형